눈에서 눈물이 아닌 다른 것이 고이는 느낌은 소름끼치도록 생소했다. 공기가 닿는 모든 곳들이 불에 대인 듯 타오르고 있는 것 같았다. 숨을 쉴 수도 내뱉을 수도 없었다. 카게야마가 주저앉은 하나마키를 내려다보았다. 생소한 고통을 느끼고 있는 그 모습은 낯설지 않았다. “몸에서 건전지가 터지면 이런 느낌이에요.” “네 놈…….” 이와 이즈미가 카게야마를 향해...
다시 만난 나의세계 1부: 울리는 세계 (완결) 2부: 저편의 세계 (-) 3부: 다시 만난 나의 세계 (-) 단편 카게히나- 잔향의 흔적
하늘을 가득 메우던 날카로운 견석이 공기를 가르며 스가와라의 발밑으로 떨어졌다. 비처럼 떨어지는 돌을 피해 뛰어오른 그가 애매한 웃음을 짓고서 자세를 바로잡았다. 놓치지 않겠다는 듯 다시 돌이 날아오자 날카로운 견석의 날 위로 무언가가 투두둑 떨어졌다. 돌 끝이 일순간 녹아내리고 연기가 피어오르자 견석이 곧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킨다이치가 무언가 날아...
“젠장.” 뒤이어 떨어져 내려온 마츠카와에게서 나뭇가지가 장렬하게 뻗어 나왔다. 덮쳐오는 나무의 그림자에 츠키시마가 안경을 고쳐 올렸다. 이상한 소리가 바닥을 탔고 뻗어 나오던 나뭇가지와 무언가의 강렬한 마찰음이 들려왔다. 멈춰선 마츠카와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가시 같은 형태를 띠고 있는 붉은 침. 그의 뺨이 그어지더니 그 사이가 벌어져 새빨간 피를 내...
선반 위에 아슬아슬하게 올려져있던 커피 잔이 고요함을 비집으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산산조각이 난 잔이 완전히 형태를 잃었다. 잔을 닦고 있던 카게야마가 시선을 밑으로 옮겼다. 그가 닦고 있던 천과 잔을 바 테이블에 올려두고서 무릎을 굽혀 앉았다. 깨진 조각이 그의 손가락 사이에 의해 들어 올려졌다. “카게야마 지금 무슨 소리…….” 부엌 커튼을 살며시 연 ...
멀리 담쟁이 넝쿨로 뒤덮인 가게가 두 눈에 맺혔다. 건물 뒤편의 문이 열리고 두 사람이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문이 끼익 거리며 열리자 안에 있던 스가와라가 팔짱을 낀 채 히나타와 야마구치를 바라보았다. “어디까지 갔다 온 거야.” 그가 무언가 안고 있는 히나타의 손을 바라보다 주춤하며 뒤로 물러섰다. “뭐야? 그건.” “다쳤어요.” 스가와라가 당...
걸으면 걸을수록 외곽으로 가는 느낌이 들었다. 주택 간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었고 사람들의 인기척이 줄었다. 하지만 외곽이어도 도시는 도시다. 다른 건물들 보다 조금 낡은 빌라들 사이. 그가 그 안으로 들어섰다. 이 빌라들 안엔 아무도 없다. 건물 바깥으로 들어갈 수 없게 바리게이트가 쳐져 있었다. 그 앞 팻말에는 재개발이란 단어가 쓰여 있었다. 자신이...
소쩍새가 우는 소리가 창문 틈 사이로 들려왔다. 아주 오랜만에 듣는 아침 새의 울음소리에 이불에 파묻힌 그가 양손으로 이불자락을 꽉 쥔 채 둥글게 몸을 말았다. 흐트러진 머리카락 사이로 눈꺼풀이 천천히 들어 올려졌다. 갈색 눈동자가 투명하게 터 올랐다. 그가 느긋이 눈을 깜빡이며 앞을 바라보았다. 보이는 시야에는 가지런히 정리된 빈 침대만이 있었다. “아무...
검은 색의 가방에 물건이 차곡차곡 쌓이고 지퍼가 닫혔다. 방문이 열리고 츠키시마와 야마구치가 나오자 거실에 있던 스가와라가 다가오라는 듯 손짓했다. 두 사람이 그에게로 다가가자 스가와라가 그들의 앞으로 손을 내밀었다. 두 사람이 갸웃하며 손바닥을 펼쳤다. 그들의 펼쳐 진 손바닥 위로 무언가가 내려앉았다. 손목에 채워진 시계가 정각을 넘어서고 안으로 들어오는...
방안으로 돌아온 츠키시마가 저지를 벗으며 안으로 들어섰다. 안쪽 침대에는 이미 야마구치가 잠들어 있었다. 그가 침대 위에 걸터앉아 이마를 쓸었다. 당장이라도 씻으러 들어가고 싶은데 몸이 무겁다. 그의 몸이 뒤로 넘어갔고 곧 이불위로 파묻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자신의 손바닥을 들어 올려 우두커니 바라보았다. 아까 있었던 일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앞...
화면의 불들이 하나 둘 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숫자를 새기던 하얀 모니터에는 검은 화면만이 가득 비춰졌다. 손목을 가득 죄이며 빠지지 않을 것 같던 워치가 부드럽게 풀어졌다. “이제 설명해줘.” 다가오는 스가와라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다이치가 멋쩍은 듯 웃으며 머리를 쓸어 넘겼다. 히나타와 카게야마가 그를 바라보며 갸웃했다. 바닥에 쓰러져 있던 츠키시마도 그...
동공이 커진 시선들이 그림자로 뒤덮인 그에게 닿고 있었다. 스가와라의 회색의 눈동자도 엔노시타의 찌푸려진 눈동자도 다이치의 깊은 눈동자도 떨리고 있는 히나타의 눈동자도. “이곳에 와서 쓰지 않았던 건…….” “우리들을 다치게 할까봐…….” 엔노시타와 스가와라의 음성이 조용히 입에서 빠져나왔다. 히나타 때문만이 아니던 것이다. 아군을 죽인 그에게 감당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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