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게야마 x 히나타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네게 밀려오라 너에게는 내가 남긴 잔향이 있다 불꽃이 열기에 휘말려 잔나비처럼 나빌 레라 휘영거렸다. 타오를 것을 헤매며 솟아오르는 불꽃은 굶주려 있는 것 같았다. 끊임없이 먹고 삼켜서 그 무엇도 남길 수 없게. 메마른 나무 벽과 재가 되어버린 바닥이 앙상하게 말라 비틀어져 있었다. 그리고 불바다 한가운데...
카게야마 X 히나타 너에게는 내가 남긴 잔향이 있다. “고래가 잔향을 먹고 있어” “그래. 세상의 잔해를 모두 먹고 있는거야” 떠다니는 모래먼지이자 오물 구멍을 올려다보며 그렇게 말했다. 텁텁해지는 목구멍에서 겨울 냄새는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생명체가 고래라는 것을 듣고 그저 반짝거리는 눈으로 하얀 고래를 막연하게 꿈꿨다. 푸르고 하얀 ...
카게야마 x 히나타 너에게는 내가 남긴 잔향이 있다. 멀리 떨어진 잔해를 찾으러 와. 부서져 모양을 잃은 난파선이 길을 잃어 바다의 망망대해를 떠다녔다. 밑에 있는 건물이 아닌 마른 모레. 밧줄을 하나씩 내릴 때마다 붙잡고 있던 줄이 바닥에도 닿기 전에 삼켜진다. 낮은 곳에서 잔잔한 고동소리 같은 울림이 들려왔다. 잔해가 남기는 고래먼지의 울림이다. 언제나...
카게야마 x 히나타 너에게는 내가 남긴 잔향이 있다. “도망치렴. 아가” 끊어지는 목소리가 뛰어대는 고동소리와 함께 내 심장을 짖이겼다. 불길이 나무 끝을 집어삼키고 그 자리에 까만 재를 뱉어냈다. 창가를 휘어잡으며 타오르는 불꽃은 넘실거리며 탐스럽게 피어오르고 또 피어올랐다. 탐스러운 그것은 게걸스럽게 우리 집을 탐하며 끝까지 가득 집어 넣고 뱉어내길 반...
나아갈수록 모래먼지의 바스락거림이 들려왔고 나무 사이로 강한 모래바람이 스며들어왔다. 저곳이 숲의 끝자락이다. 그들이 경계를 넘어 선 순간 눈앞에 보이는 풍경에 움직이던 발이 우뚝 멈춰 섰다. “저게…뭐야…….” 우리가 알던 인형이, 인형이 아니었던가. 거대한 지네 모습의 인형이 땅 안으로 파고들었다. 먼저 도착해 있던 다이치가 그것을 막아내지만 뭔가 어긋...
꽃피우는 목소리였다. 아주 오랜만에 느끼는 목소리. 쉼 없이 흐르는 대화들과 간간히 들리는 웃음소리. 조잘거리는 입들과 더 많이 닿아지는 온기는 평온한 맥박소리처럼 잔잔하게 들려온다. 기분 좋게 들려오는 소리들 사이로 방문이 열렸다. 눈을 비비적거리며 몽롱한 눈을 깨워낸 히나타가 복잡하게 펼쳐진 상황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검은 색 사이로 보이는 붉은 색이...
표표한 쿠로오의 두 눈동자 속에 비치는 두 사람이 예사롭지 않다. 그가 주머니에 꽂아 두었던 오른손을 꺼내 들어 올리자 켄마의 입술이 움직였다. 붉은 저지를 입은 그들의 귓가에 울린 그 작은 목소리에 정지되었던 몸이 부드럽게 움직였다. “못 가게 할 생각인가” 부드럽게 바닥으로 떨어져 내린 후쿠나가가 아사히 앞에 섰다. 그 뿐만이 아니다. 스가와라를 막아선...
고요한 적막이 끊임없이 흘렀다. 누구도 쉽게 움직일 수 없는 묵직한 공기의 흐름은 단 한명이 만들어낸 것이었다. 그리고 이 상황이 우습게도 장난이 아니었다. 침착하게 움직이던 쿠로오의 눈이 멈췄고 이내 그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굉장한걸. 신입 꼬맹이들이.” 쿠로오가 카게야마와 히나타의 눈을 바라보고서 생긋 미소 지었다. 이런 녀석을 이누오카에게만 맡...
아까와 비슷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야쿠의 기척에 야마모토가 식은땀을 흘리며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섰다. 한마디 더했다가는 자동으로 이 땅 바닥에 묻힐 것 같았다. 시미즈가 양 팀에게 워치를 나눠주었고 나눠준 워치를 각자 자신의 손목에 채웠다. 곧 화면이 켜졌고 그 위로 제한시간과 현재 지도가 떠올랐다. 물끄러미 워치를 바라보던 켄마가 위 화면을 건들이자 ...
현관에 다다를수록 안으로 들어오는 빛이 가까워졌고 그 빛에 맞닿은 발들이 같은 리듬을 가지고 걸어 나갔다. 활짝 열린 유리 문 밖으로 바람결이 느껴졌고 우리 앞에 낯선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만이군. 까마귀 떼들.” “이쪽이야 말로. 고양이 녀석들.” 앞으로 손을 내민 다이치와 그를 잘 아는 듯 손을 내민 검은 머리카락의 남자가 마주보며 두 손을 ...
안개가 더 이상 끼지 않는 봄이 다가옴을 손가락 끝에서부터 느꼈다. 조그마하게 올라온 새싹 잎, 좀 더 멀리 날아오른 새, 그리고 차갑지 않은 공기. 말라 있던 작은 숲에서 생명의 소리가 들린다. 가벼운 발걸음의 그가 오랜만에 나온 산책에 신이 난 듯 멈추지 않고 자갈을 밟고 계곡을 건너갔다. 오랜만에 보는 숲은 이전보다 푸르스름하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바...
“어땠나요. 아이들은” 서로 다른 두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복도를 울렸다. 깊게 담배를 한 모금 빨아드린 우카이의 눈빛이 근중했다. “그리 나쁘진 않더군. 각자 개성도 독특하고 강해.” “다행이네요.” 타케다가 흐뭇하게 미소 짓자 우카이가 입을 쩝 다시며 고개를 저었다. “서툴러. 완전. 갈 길이 태산이야.” “그렇겠죠…….” 그의 단호한 음성에 타케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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